보통 우리는 많은 시간을 건물에서 보낸다.
집, 학교, 직장, 식당, 여가시설 등 건물에서 건물로 이동하여 머물다가 다시 다른 건물로 이동한다.
이처럼 건물은 인간의 삶과 아주 밀접한 요소이며, 건축기술의 발전은 우리에게 쾌적함과 편리한 생활을 제공하게 되었다.
한편 건물은 재산을 의미하기도 한다. ‘부동산’인 건물은 가장 안전한 투자 중 하나라고 일컫는다. 이렇듯 건물은 곧 이익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있으며,
우리는 재산을 늘리기 위한 건물을 짓거나 구매를 희망한다. 좋은 자리에 지어진 건물은 꾸준히 혹은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르기도 한다.
우리는 이와 같은 현상을, 아니 환상을 지켜보며 건물을 주거가 아닌 투자 가치로 보게 됐을지 모른다.
요즘 거리에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임차인을 기다리는 건물이 많다.
장시간 붙어있어 색 바랜 현수막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수요와 공급, 사회 경제, 인구 감소의 문제와는 무관하게 지금 이 순간에도 건물은 새로이 지어지고 있다.
이렇게 무분별하게 들어선 건물들은 우리와 자연을 가로막고 있다. 창을 통해 보이는 풍경은 콘크리트 더미로 대체되었다.
우리는 이제 건물 틈에 있는 자연을 마주한다···